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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에 관하여

의식(Consciousness)은 더이상 종교나 옛날 철학가들이 제멋대로 생각하던 그런 것이 아니다. 심리학, 인지과학, 철학 심지어 신경과학에서도 꽤나 진지하게 다룰 정도로 학문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의식(Consciousness)은 어떻게 생겨날까? 우리는 어떻게 생각과 행동을 하는 걸까? 살다보면 이런게 궁금해 질 때가 있다. 가끔 인간을 이해하면 할수록 진리에 가까워 질거란 유치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이런 주제에 흥미를 가진건 고등학생 때 심리학을 처음 수강하고 나서다. 심리학을 공부하다보면 수많은 학자들이 각자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가끔은 똥꼬쇼처럼 보이기도 한다)으로 사람을 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현재는 인간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을 같이 봐야한다는 생물심리사회적(Biopsychosocial) 모델이 통용된다. 그러나 내 생각에 현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심리학의 '과학적' 모델은 단연 생물학을 근간으로 하는 생물 심리학과 신경과학이다. 심리학을 배우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사례인 HM의 기억 실험, 피니어스 게이지를 보면 신경과학이 인간 심리와 의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식하는 우리의 자유의지와 의식은 단순히 신경세포 끼리 주고받는 전기 신호의 조합인걸까? ([[의식의 다양한 해석]])


컴퓨터와 신경과학은 꽤 사이가 좋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아는 기계학습의 기법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은 우리 뇌의 신경망이 신호를 주고받는 형태를 본따 만든 것이다. 컴퓨터와 뇌의 유사성은 형이상학적 담론에도 많이 등장한다. 인공지능이 의식 혹은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는 매우 오래됐지만 아직도 자주 사용되는 좋은 영화 소재이기도 하다. 다만 의식을 주제로 할 때는 좀 식상한 느낌이 없잖아있다.

살면서 본 의식에 관련자료 중 제일 신선했던 것은 아무래도 더글라스 호프스테더의 괴델 에셔 바흐라는 책의 내용이다. 책이 나온지는 꽤 되었지만 워낙 그 내용이 독보적이라 MIT에서 강의된적도 있고, 미국에선 컴퓨터 과학도의 필독 도서로도 유명하다. 이 책을 원서로 처음 샀을 때 교보문고에서 샀었는데 Bible칸에 나열되어있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호프스테더 왈 책의 장르에 대해 사람들이 계속 혼란스러워 한다고 했는데 그말이 참 적절한 듯 하다. 대략적인 책의 내용은 이렇다. 먼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바흐의 크랩 캐논, 에셔의 모순적인 그림과 같은 체계를 벗어나(?) 의미를 갖는 현상을 이상한 고리(strang loop)로 정의한다. 그리고 이상한 고리의 여러가지 성질을 설명하고 그것이 어떻게 의식이 발생하는 기전과 유사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일종의 가설을 제시한다.

M. C. Escher - Relativity

2022-01-24

아주 의식의 흐름대로 썼네.


의식에 관하여